[책 소개] <단신부임 부장님은 촉수괴물을 기른다> 이야기 탐방




<단신부임 부장님은 촉수 괴물을 기른다>

저자: 카라차
역자: -
출판사: 에픽로그
가격: 8000원
2판: 2016년 10월25일
본문: 146쪽 + 부록 3쪽 + 후기 10쪽



최초의 괴물 이야기는 아마도 인간이 가진 무지에서 비롯되었을 것임에 틀림없다. 낯선 자연환경에서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 발전시킨 감정은 바로 두려움이었다. 바로 미지에의 공포, (왜냐면) 모든 것을 의심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알려지지 않은 모든 것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일부 현자들과 일부 이상한 놈들(심지어 비소를 먹으면 어떻게 될 지 궁금해서 먹었고 그 결과 죽었다는 사람도 있었다...) 덕분에 인간은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해 보다 잘 알게 되었고, 이젠 아주 많이 아는 편이 되었다. 그러나 유전자의 본능이란 슬픈 법이라, 너무나도 오랜 세월동안 지켜왔던 미지에의 공포를 채 지우지 못했고, 덕분인지 아닌지 괴물이야기도 공포 장르의 하위로 꽤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왔다.

결국. 그것도 길어지진 않았지만.
80년이나 채 되었을까, 오렌지가 강을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옛말처럼 이 장르도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사변화를 피할 수는 없었다. 최근의 괴물은 그 자체로 실존하는 것이 아니라 주로 배경으로 활약하는 경향이 짙은 편이다. 사실 괴물 자체로 무슨 대단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겠는가. 우리는 인간이고, 인간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지, 존재하지도 않는 미지의 괴물에 대한 백과사전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니까.
사실 돌이켜보면 언제나 그랬다. 예나 지금이나 괴물은 그냥 괴물일 뿐이었다. 그게 옛날에는 '무서운 괴물을 물리치는 멋진 나'였다면, 얼마전까지는 '무서운 괴물에게 시달리는 불쌍한 나/우리'를 거쳐, 지금에 와서는 '비록 괴물이 나오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어'로 바뀐 것 같지만.

뭐, 그렇다. 그래서 이제 괴물은 그냥 배경이다. 이 글도 그런 이야기다. 괴물이 나오지만 괴물은 괴물이고 덤이고. 사회생활의 고달픔을 표현한 글이 되었다. 거기에 SF를 살짝 가미한 듯한 인상이다.
비록 외계인 사회라지만, 제 아무리 부장이라도 주변 사람이 처장이고 본부장이면 고독한 을의 입장에 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이 이야기는 절박하기까지 하다. 한국의 현실을 반영한 듯한 구구절절한 삶의 향기가 느껴진다. 모 아니면 도, 낙오자는 낙오될 뿐이고 승자가 모든 걸 가져가는 사내정치의 냄새 또한 산뜻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은 대사가 하필이면 이거다.

"자식이나 아비나...... 주역과는 거리가 멀구나......."

뒷쪽의 후기를 보자면, 음.... 판매량이 보장되었을 경우 후속작...을 낸다는데, 여기서 후속작이 나오면 참으로... 음음... 음음음...... 좀 뭣한 내용이 될 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여전히 허름하고 안타까운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로그 부장, 힘내라.






덧: 아내 간수 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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