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타워> by 배명훈 이야기 탐방


<타워> by 배명훈

저자: 배명훈
쪽수: 272쪽
가격: 10000원
출판사: 오멜라스
초판1쇄: 2009년 6월 5일


  0. '배명훈'이라는 이름을 가진, 괜찮은 글을 쓰는 작가가 자신의 중단편 모음집인 '타워'를 온라인으로 연재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중얼거렸습니다.
   "온라인으로 보는 건 좀 그렇고, 책으로 나오면 사서 봐야지."
   그리고 온라인 연재가 종료될 때까지 눈길 한 번 주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책으로 나오면 알아서 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시간이 흘러 책이 나왔고 저는 그 책을 샀습니다. 그리고 읽기 시작한 것은 불과 며칠 전 정오 무렵이었습니다. 사놓고도 여러 달 이상 지난 다음의 일이지요. 이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기에 많은 분들이 이 소설을 접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럴 만한 이유가 충분한 이야기입니다. 여러 면에서 모범적이며, 두 권 사도 좋을 법한 소설이었습니다. 오죽하면 제가 이 책을 다 읽고 오후 일을 시작했을 정도니까요.

   "진작에 읽을 걸 그랬지......."

  금새 떠오르는 것은, 이 책을 사길 잘 했다는 만족감이었습니다. 사놓고도 그렇게 느껴지는 책은 드문 편인데 이 책이 그 희귀한 경우에 해당되었습니다. 이만한 글을 썼는데 책을 사주지 않는 것은 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고나 할까요.

  이 <타워>라는 소설은 크게 여섯 편의 단편 소설을 모은 것입니다. 각각의 단편은 다음과 같은 제목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체로 삼십여 쪽 가량의 분량입니다. 마지막에 해당하는 <샤리아에 부합하는>은 오십여 쪽이었습니다.

  <동원 박사 세 사람: 개를 포함한 경우>
  <자연예찬>
  <타클라마칸 배달 사고>
  <엘리베이터 기동연습>
  <광장의 아미타불>
  <샤리아에 부합하는>

  ...이렇게 여섯 편입니다.

1. 개인적으로는 '로사'가 나오는 두 번째 이야기, <자연예찬>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만 이 부분은 사람에 따라 차이가 날 법합니다.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이 없다는 말이 참 와닿더군요. 사람인 이상, 본의로, 혹은 본의 아니게 먼지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어찌되었든 먼지는 먼지이므로 행동을 제약하는 요소가 된다는 점 때문에, 그리고 장래가 촉망되는 한 소녀를 위해 자신의 신념을 굽혀야만 하는 어느 지식인의 입장이란 다시 생각해도 복잡한 심정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확실히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작은 먼지든 큰 먼지든. 이 먼지란 것이 꼭 범법행위에 국한된 것도 아니고, 그저 뒤가 찝찝해질 내용이면 모두 먼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2. <샤리아에 부합하는>의 결말은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결국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거잖아요? 물론 이 소설 자체가 결국 거울의 역할 이상을 하고 있진 않습니다만.


3. 이 글에서는 개인적으로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나 꼭 지적해야겠다 싶은 부분이 없었습니다. 있다고 한다면 주관적인 부분이 될 터인데, 주관적인 지적이 될 만한 점은 단점이 아니라 취향의 문제, 특성의 문제이기에 지적할 거리가 되지 않습니다. 이 글은 결국 풍자소설로 보일 수밖에 없는데 인물들은 사람이 아니라 역할을 연기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4. 올해에 나온 소설 중에서도 가장 좋은 축에 속할 만합니다.
   '문학이란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다.' 라는 말에 부합되는 내용이었어요.

덧: 사실, 이번 감상은 거의 억지로 쓴 겁니다.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 쓴 글은 아닙니다만 원래 '아주 잘 쓴 이야기'는 할 말을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이나 이야기 내적인 면을 서술할 수밖에 없는데 이야기 내적인 면은 결국 누설의 일종이고, 개인적인 느낌을 써내려 가는 것은 좋아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워낙에 인상깊은 글이었기에 억지로 나마 썼습니다. 지나치게 자세하게 쓰는 건 기력이 쇠하는 일이니까 쓰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샤리아에 부합하는>의 마지막에 보여준 카페 주인들의 행동에 대한 설을 풀어보는 것과 같은 경우는 좀 피곤해질 것 같아서 쓰고 싶지 않군요. 이 행동은 결국 '좋은 게 좋은 거다'란 관점에서 볼 수도 혹은 단순히 얼버무리는 것일 수도 혹은 이타심을 가장한 XXXX로부터 기인한 것일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에. 

덧2: 배명훈 작가는 1번의 의미로 사용한 것 같은 뉘앙스를 줍니다. 인본주의적 사고방식이죠. 이 부분에서 날카로움을 많이 죽인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만 ......나쁘지 않잖아요? 이런 결말. 대개는 좋아하는 방식이기도 하고.

추가: <타워>는 양장본이 나온다면 한 권 사두고 싶군요. '오멜라스'에서 나온 소설은 일반본과 같이 양장본도 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지난번의 <멸종>에 이어서 <타워>는 양장본으로 내지 않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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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오즈 2009/11/08 07:56 # 답글

    어지간해서는 책을 안 읽는 저지만, 이 책은 사서 읽어봐야겠네요.
  • mattathias 2009/11/08 09:02 #

    이런 종류의 글은 개개인의 호오를 타지 않는 편이기에 읽어 보셔도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좋은 글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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